치질 수술 후기 - 내치핵 | 치열 | 항문 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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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수술 후기 - 내치핵 | 치열 | 항문 협착

2023년 2월 말 똥꼬에서 타들어갈듯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이미 혈변을 자주 봤지만 치질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평소에는 아픔이 없고 그냥 가끔씩 피똥만 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항문외과를 가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혹시 치질이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항문외과를 가봤는데 내 똥꼬에는 이상이 없고 내장 쪽이 문제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대장내시경을 받았다. 

대장 내시경 결과 약 8개의 용종이 발견돼 용종을 제거했다. 그 후 피똥이 멈췄고 용종이 피똥을 유발했다고 생각했다. 그 후로도 피똥이 심각해지면 대장 내시경을 받았고 그 때마다 용종이 발견됐다.

그렇다 내가 치질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러던 중 2023년 2월 말 똥꼬가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른데가 아프다는 생각 조차 하지 못하고 그냥 바로 '아 이건 치질이 확실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병원을 검색하고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 바로 병원을 찾았다.

부끄러운 자세로 검사를 받는데 정말 아팠다. 항문내시경? 이름도 모르겠다 어떤 막대기 하나가 내 똥꼬로 들어오더니 안을 휘집어댔다. 의사 선생님의 작은 탄식이 들렸다.

'아이고....'

화면을 보는데 피도 나고 있었고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상태가 좋아보이진 않았다. 선생님은 바로 수술을 말씀하셨지만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다음날로 수술 시간을 잡았다.

치질 수술 후기

오후 2시 꼬리뼈 마취를 시작으로 수술이 시작됐다. 꼬리뼈에 바늘을 꼽는데 꽤 아팠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고 수술을 진행하는데 똥꼬가 따끔따끔 하면서 무슨 탄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수술 도중에는 큰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수술을 마치고 하루 입원을 했다. 마취가 풀리면 어쩌지? 라는 걱정이 시작됐다. 7시쯤부터 뭔가 모를 통증이 시작 됐다. 내 똥꼬에는 체인소맨이 살았다. 아니 누가 자꾸 내 똥꼬에 총을 쏘고 도망가는 듯 했다. 

무통주사를 꼽고 있었음에도 고통이 어마어마했다. 

퇴원 후 일주일

퇴원 후 일주일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피도 계속 나오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불난 것처럼 뜨거움이 느껴지고 엄청난 쓰라림이 계속 됐다. 

이미 치질 수술 경험이 있던 친구들은 나의 고통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두려웠던 말이 있다. 

'첫 똥을 싸는 순간 지옥문이 열린다'

원래 1일 1똥의 사나이였지만 이 말에 너무 걱정이 되서 그런지 일주일 동안 똥을 못쌌다. 수술 전 관장하고 음식을 적게 먹으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적게 먹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무려 일주일을 똥을 못쌌다. 

퇴원 후 일주일은 시체처럼 누워있다가 3~4시간에 한번씩 좌욕만 하면서 보냈다. 

수술 2주차 돌입 -병원 재방문

평상시의 통증은 첫 주보다는 줄었지만 아직도 엄청났다. 수술 직후 - 첫 주가 똥꼬에 총을 맞고 전기톱을 넣었다 뺐다 하는 느낌이라면 이번주는 칼로 살살 긁는 느낌이었다. 

월요일 병원을 재방문했다. 똥을 쌌냐는 의사 선생님의 질문에 아직 한 번도 못쌌다고 했다. 식이섬유를 처방해줬다. 그리고 똥 싸는 법에 대해 알려주셨다.

'똥이 나올거 같다고 가서 앉아있으면 안되고 앉자마자 바로 나올 것 같을 때까지 참았다가 싸야한다'

치질 수술 전에도 오래 앉아있는걸 싫어해서 위와 같은 방식으로 똥을 쌌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다음 말이 너무 무서웠다. 

'이번주가 제일 힘들거에요 화이팅'

수요일 쯤 엄청난 신호가 왔다. 드디어 수술 후 첫 똥을 보게 될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더 한방에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참았다. 

변기에 앉자마자 엄청난 양의 그 녀석을 배출했다. 그러고 밀려오는 엄청난 고통......

진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와 진짜 지금 생각해도 엄청났다. 그 후로는 매일 매일 똥을 싸기 시작 했는데 그때마다 스턴에 걸린듯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목요일 저녁 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담당 의사 선생님이었다. 너무 걱정이 되서 전화를 주셨다고 했다. 

정신없이 빠르게 수술하고 고통을 느끼느라 내 똥꼬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도 몰랐다. 간호사도 아닌 의사 선생님께 직접 전화온거보니 심각한 상태였다라고 생각만 할 수 있었다. 

수술 3주차 -병원 재방문

약속의 3주차 돌입, 일상 생활에서의 고통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똥을 쌀때는 아직도 힘들었다. 아침 똥을 싸고 병원을 향했다. 

약간의 상담을 하고 의사 선생님이 내게 물었다. 

"어떤 수술한지는 알죠?"

상태가 심각한 치질이라는것 외에 정확히는 몰랐다고 솔직히 말씀 드렸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신 내 증상은 내치핵, 치열, 항문협착증까지 그냥 똥꼬가 아플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똥꼬에 보톡스 주사도 놔주셨다고 한다. 

4주차 ~ 현재 ING

일상생활에는 거의 지장이 없으며 피나 고름도 멈췄다. 하지만 아직도 똥을 쌀때는 약한 스턴에 걸린다. 

똥을 싼 후 휴지로 닦는 건 아직도 못하겠어서 똥 쌀때마다 샤워기 좌욕을 하고 있다. 비데를 써도 되냐고 물어보니 비데는 안된다고 한다. 

쓰다보니 블로그에 이딴걸 왜 쓰고 있었는지 현타온다. 맞춤법 검사도 안하고 이왕 쓴거 그냥 업로드 할란다. 

다들 치질 조심해라 진짜 존나 아프다.